|
첫째, 기사 주인공의 일기 쓰기
일기장을 검사하는 도중에 ‘오늘의 중요한 일’란에 ‘어제랑 똑같다’고 쓴 학생이 ‘내일의 할 일’란에도 ‘오늘과 같다’라고 쓴 것을 보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노라고 어느 선생님이 말씀하시더군요. 이런 경우 ‘기사 주인공의 일기’를 쓰도록 해주시면 좋습니다. 내 일기가 아니라 남의 일기를 쓴다는 생각에 아이들이 부담을 덜 느끼면서도 다양한 내용의 일기를 쓸 수 있으니까요. ①먼저 신문에서 마음에 드는 기사를 선택하도록 해주세요. ②그 다음에 기사를 읽으며 기사 주인공이 누구인지 찾습니다. ③만약에 ‘반달곰 지리산 등산로에 나타나’라는 기사를 골랐으면 기사 주인공은 반달곰 또는 등산객이 됩니다. 반달곰의 입장에서 일기를 쓴다면 “오늘 진짜 놀랐다. 집 근처에서 사람을 만난 것이다. 설마 날 잡으러 온 것은 아니겠지?”처럼 되겠지요. ‘시라크, 반기문 장관의 불어 실력 칭찬’ 기사를 선택해 반 장관의 입장에서 일기를 쓴다면 “우하하, 오늘 프랑스 말을 잘한다고 프랑스 대통령에게 칭찬을 받았다. 난 정말 못하는 것이 없어” 하는 식이죠.
둘째, 기사 내용으로 일기 쓰기
날마다 새로운 내용이 보도되는 신문기사의 특징을 살리면 매일 신선한 화젯거리로 일기를 쓸 수 있습니다.
①신문에서 흥미있는 기사를 오려 일기장에 붙인 후 ②기사를 읽고 ③기사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 기록하는 것으로 하루치 일기는 완성됩니다. 가령 ‘시라크, 반기문 장관의 불어실력 칭찬’ 기사를 선택했다면 “신문에서 반 장관님 기사를 봤다. 유엔사무총장이 된 것도 부러운데 불어까지 잘한다고 한다. 여행도 많이 다니고 얼마나 좋을까?” 하는 자신의 생각을 간략하게 기록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자녀의 눈높이에 맞는 미담기사나 동물기사를 선택하도록 지도해주시고 차츰 사회면이나 국제면 등의 기사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면 아이가 신문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이 점점 넓어질 것입니다.
셋째, 가족과 함께 일기 쓰기
매일 아침 식사시간에 치열한 대화를 나눴다는 케네디 집안의 토론문화는 리더십을 형성하는 데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유명한 일화입니다. 케네디가의 토론주제는 그날 아침 배달된 ‘뉴욕 타임스’에 실린 이슈였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케네디가에서는 걸출한 인재들이 나왔습니다. 대통령(존 F 케네디)과 두 명의 상원의원(로버트·에드워드 케네디)이 성장기에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리더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다는 얘기에 솔깃하지 않으세요?
부모와 자녀 사이의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출근·등교준비에 바빠 한 가족이 아침식탁에 모여 앉기도 힘든 형편이지만 신문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일기장을 매개로 가족 간의 대화를 나눌 수 있답니다.
①먼저 예쁜 노트의 표지에 ‘가족 일기장’이라고 표시하세요. ②우선 엄마가 기사를 오려 일기장에 붙인 후 기사에 대한 소감을 4-5줄 기록해주세요. ③엄마의 소감을 읽고 아빠가 댓글을 짧게 기록합니다. 앞에서 말한 반달곰 기사를 예로 들겠습니다. 가령 엄마가 “반달곰이 지리산 등산로에 나타난다니 걱정이 된다. 다음 주 ‘놀토’에 지리산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취소해야겠다”라고 소감을 쓰면, 아빠가 그 다음 줄에 “맞아, 지리산은 다음 기회에 가고, 이번 주말에는 집에서 쉬는 것이 어떨까? 철수야 네 생각은 어때?”라고 아빠의 생각을 쓴 후 ④자녀에게 일기장을 넘겨 자녀가 댓글을 달게 되면 하루치 가족 일기가 됩니다. 물론 그 다음날은 자녀가 먼저 기사를 오려 일기를 써야겠죠. 부모님이, ‘일기 쓰는 대신 외국어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훈계해야지’ 하는 속마음을 접기만 하면 즐거운 가족대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신문 일기, 오늘 당장 시작해보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