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미영 한국NIE협회 회장
- 몇해 전 독일 일간지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가 매주 월요일자 신문 대부분의 지면을 ‘좋은 뉴스’로만 채울 예정이라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하루 32면을 발행하는 이 신문은 기분 좋은 뉴스를 모두 취급하기 위해 48면으로 증면할 계획이라고 밝혔답니다. 만약 우리나라에 이런 신문이 나온다면 어떨까요? 상상만 해도 즐거워지는 일이죠?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사 찾기
“선생님, 없어요. 한 개도 없어요.”
우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기사를 찾아보라고 했더니 인혁이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워낙 찬찬한 성격이어서 기사를 꼼꼼히 찾아보았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 인혁이의 신문을 넘겨받아 제가 찾아보았답니다. 정말 없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짜자~안! 이럴 줄 알고 선생님이 준비했지.”
‘이럴 줄 알고’란 표현을 쓰며 어찌나 미안하던지요. 학생들이 준비해온 신문에 좋은 소식이 없으면 어쩌나 걱정하며 집에서 미리 기사를 준비한 것도 미안했고 좋은 소식이 신문에 실리지 않은 것이 우리 어른 세대의 책임인 것 같아 괜시리 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아이들에게 ‘땅끝마을에 찾아든 문근영 천사’(조선일보 2007년 1월 27일자 A9면) 기사를 나눠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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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이후 상상하기
① 먼저 기사를 읽게 했습니다. 그리고 등장인물을 찾아보았죠. 기사 속에는 땅끝 아름다운 교회 공부방 어린이, 공부방 운영자, 문근영, 문근영 부모 등의 인물이 등장했습니다.
② 몇년 후 각 등장인물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지 상상해보게 했습니다. 현호의 상상 속에서는 공부방 어린이가 새 공부방에서 하루 10시간씩 공부하며 1등을 하더군요. 현정이가 악역 섭외가 들어오지 않는 문근영의 미래를 상상하는 바람에 우리는 한바탕 웃었습니다.
③ 상상한 내용을 글로 써보게 했습니다. 혜민이는 ‘새 공부방에서 축구한 뒤 샤워하며 즐거워하는 학생’ 이야기를 쓰더군요. ‘중년의 신사에게 기부금을 받아 아이들에게 모처럼 간식을 사준 또 다른 공부방 운영자의 소원’을 기록한 친구도 있었습니다.
기자에게 감사 문자 보내기
좋은 영화를 보고 나오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합니다. 슬픈 영화를 보고 나오는 사람들 표정은 어쩐지 우울하고요. 신문기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요?
① 이 기사를 읽고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할지 말해보았습니다. 학생들은 ‘훈훈하다, 기분 좋다, 나쁜 기사를 읽으면 모방범죄를 하는데 이 기사를 보니까 나도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② 기사를 누가 썼을까요? 제가 질문하자마자 아이들은 일제히 기자라고 말했습니다. 아니 아니, 이 기사를 쓴 사람 말이야. 아이들은 기사 끝 부분에서 기자의 이름을 찾아냈습니다. “김성현 기자요.”
③ 만약 김성현 기자의 휴대폰 번호를 안다면 어떤 문자를 보내고 싶은지 물어보았죠. 아이들은 갑자기 신나는 표정이 되었습니다. 문자를 보낸다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진 모양입니다. 우석이는 “이 기사를 보고 우리나라에 남을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기사 많이 써주세요”라고 썼습니다. 혜민이는 “사회를 밝게 만든 기사를 써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썼고요. 현정이는 “이런 기사를 요즘 찾아보기 힘들다”며 “앞으로도 이런 따뜻한 기사를 많이 써달라”고 주문했죠. 만약 우리나라에 ‘좋은 소식’만 실리는 신문이 생긴다면 사회는 좀더 따뜻해질 것 같다고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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