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보따리/NIE 자료

나쁜 뉴스도 배울 점이 있어요.

검피아줌마 2007. 7. 30. 02:23
  • 나쁜 뉴스에서 배울 점은 없을까요
  • [재밌는 초등 NIE]
  • 박미영 NIE 협회 회장
    입력 : 2007.07.12 00:23 / 수정 : 2007.07.12 06:06
    • ▲ 박미영 NIE 협회 회장
    • 신문의 순기능

      방학이 되면 아이들은 집에서 노느라 아차차 가정학습 하느라 바쁘지만, 교사는 연수 받느라 바빠집니다. 신문사를 비롯한 여러 언론 단체는 방학마다 교사대상 NIE 연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수 받은 교사들이 신문을 교실에서 사용하는데 곤란한 점은 없을까요? 우리나라의 NIE 도입 초기부터 NIE 수업을 진행 중인 ‘NIE 실천교사’ 대상 설문조사에서, 초등교사의 50%가 NIE 수업의 방해요인으로 ‘부적절한 기사’를 꼽았습니다.

      전쟁, 화재, 폭발, 사고 등 사회의 어두운 소식을 굳이 아이들에게 알려야 할까요?



    • ▲ 경기도 성남시 수내초등학교 5학년 윤우진 학생이 조선일보 2007년 6월 30일자 '런던 한복판서 폭발물 차량 발견'이라는 기사를 선택해 NIE 활동을 했다.
    • 1. 현상-어휴! 맨날 나쁜 뉴스예요

      ① 학생들에게 국제면(조선일보. 2007.6.30.A18면)을 들어 보여주었습니다. 그리스에는 산불이 났고, 파키스탄에는 폭우에 이재민이 110만 명이 발생했고, 런던 한복판에서는 폭발물 차량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사진과 함께 커다랗게 실린 지면입니다.

      ② “어휴, 선생님 맨날 나쁜 뉴스예요.”지훈이가 말했습니다. 정말 그럴까? 신문에 정말로 나쁜 뉴스가 많이 나오는지 우리 함께 확인해볼까? 신문을 1면부터 넘기며 살펴보았죠.

      ③ ‘사립대 총장 90여명이 정부에 반기(1면)’를 들었더군요. ‘현대자동차는 이틀째 스톱(2면)’이고요. ‘사립대 총장이 더 이상은 못 참는 지경(3면)’이 되었고, ‘대통령의 협박성 면박에 절망(4면)’했다는 기사에, ‘후보 헐뜯기 징계(5면)’에다가 ‘말라리아 사망자 발생(11면)’ 기사를 거쳐 ‘돈 받고 정답 보여준(12면)’ 소식에 이르기까지 우울한 소식은 참 많았습니다.

      신문을 중간까지 넘기다 그냥 덮었습니다. 얘들아 진짜 많다 그치, 응?



      2. 신문의 역기능

      ① 신문에 어두운 소식이 많이 나오니까 어떤 생각이 드는지 돌아가며 말해 볼까?

      ② 저학년 학생들은 즉시 “무서워요” “신문 보기 싫어요” “신문이 나빠요. 나쁜 뉴스만 나오니까요”라고 답했습니다. 심지어는 “살기 싫어요”란 답변도 나왔죠.

      ③ 고학년 학생들은 고개를 갸웃하며 생각하느라 조금 뜸을 들이더니 “어른들은 진짜 싸움만 하는 것 같아요” “우리 아빠가 그러는데 정치는 원래 그런 거래” 라고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4학년 재영이가 “정치가 뭐야?”라고 질문하자 6학년 지훈이는 “그거 흙탕물이래”라며 제법 심오한(?)답변을 했습니다. 재훈이(6년)는 아이들이 나쁜 짓을 흉내를 내는 것이 나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④ 지나친 정보제공으로 인한 두려움 조성, 공포심 유발 등은 신문의 역기능 중의 하나입니다.



      3. 신문의 순기능

      ① 이런 뉴스가 나오면 나쁘기만 할까? 학생들은 도리질을 했습니다. “아-뇨-” 그렇다면 어떤 유익함이 있을지 말해보자.

      ② 우진이(5년)는 ‘미리 대비를 할 수 있는 것이 좋은 점’이라고 답했습니다. 유진이(6년)는 ‘사고 기사가 속보로 나오면 사람들이 미리미리 도망을 갈 수 있기 때문에 좋다’고 말했습니다. 한 사람이 사고를 당하면 다른 사람들은 예방주사를 맞은 것과 비슷해지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사기를 당하는 희생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아이들이 알쏭달쏭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④ 주환이는 중학생답게 삼풍 백화점 붕괴 사건을 예로 들었습니다. 삼풍 사건이 건설업체의 이기적 상술을 비판해 튼튼한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미리 예방했던 것처럼 좋지 않은 사건 기사 역시 예방기능을 한다고 말한 것이죠.

      ⑤ 위험에 대한 경고를 통해 사회의 안정적 발전에 기여하는 것! 바로 신문의 순기능인데, 아이들이 이렇게 척척 알아맞히니 얼마나 신나는 수업이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