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보따리/소소한 일상

천왕사와 카트타기

검피아줌마 2009. 4. 13. 12:28

오랜만에 아이들과 천왕사에 갔다.

불교신자가 아니어서 한때는 사찰에 가는것이 불편한 적도 있었는데

세월을 살다 보니 조용한 산 속에 묻힌 사찰이 그리워지기까지 한다.

번잡한 관음사와는 달리 천왕사는 조용했고,

처마끝 풍겨소리만 가득히 퍼지고 있어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석가탄신일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와서인지 입구에서부터 연등이 줄지어 매달려 있었다.

밤에 왔더라면 그 풍경 또한 멋졌을텐데...

 

 

선재는 야외로 나오면 날다람쥐가 된다.

어디서 저런 에너지가 솟아나오는지 .... 휘릭휘릭 사라졌다간 또 다른 곳에서 나타난다.

선재와 선웅이의 등장으로 조용한 경내가 소란스러워진 것만 같았다.

 

 

사람들이 오가며 쌓아 놓은 돌멩이와 동전들을 보고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지 선재가 한마디 한다.

"엄마, 동전이 썩었어!! 누가 썩은 동전을 여기다 버렸어!!"

 

 

 

대웅전 옆으로 난 기다란 계단을 올라가면 조그만 암자가 있다.

계단 몇 개를 올라가는 것도 이젠 힘에 부쳐 헥헥거렸다.

남편은 벌써 이러면 늙어서는 어떻게 할거나며 타박스런 말투다.

 

 

남편과 두 아들은 암자에 놓여 있는 부처님께 절을 했다.

아마 암치료로 힘들어하시는 아버님을 위해 절을 했으리라...

 

 

천왕사에서 내려오다가 선웅이가 타보고 싶다고 졸라서 카트장에 들렀다.

아까 천왕사에서 우연히 만났던 오빠네 가족이 마침 신나게 타고 있었다.

에구구... 할 수 없이 타야 되겠구먼.

 

 

나와 선웅, 남편과 선재 이렇게 두 팀으로 나눠 탔다.

가격은 40,000원 / 탑승시간은 약 15여분정도.

 

 

 

 

신나게 빙빙 돌긴 했지만

남편과 나의 탑승소감은...... 그냥 차타는게 낫다.

선웅이는 감기기운이 있었는데 카트를 타면서 긴장을 했는지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며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집에 와서도 끙끙 앓아 누웠다.

 

*** 키보드가 고장나서 요새 자꾸만 오타가 난다.

확인한다고는 하지만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 끙... 틀린글자가 꼭 한 두개 있다.

키보드를 바꿔야 할 때가 드디어 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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