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TV 안 보기 운동 펼치는 숙명여자대학교 서영숙 교수
"텔리비전을 끄면 가족의 행복이 보여요"
5월 4일까지 제 5차 'TV 안보기 주간'··· 시민 카페 모임 'no tv week' 만들어 5년째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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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끄면 가족간 사랑이 되돌아 옵니다.”
TV 없이는 하루도 살기 힘들 것 같은 요즘 세상, ‘TV 끄기’를 앞장서 외치는 사람이 있다. TV 안 보기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숙명여자대학교 아동 복지학과 서영숙(54) 교수다.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를 제5차 ‘TV 안 보기 주간’으로 정하고, 전국의 가정을 대상으로 행복을 찾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서 교수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단 하루만이라도 눈 딱 감고 텔레비전을 꺼 보세요. 가족과 세상이 다르게 보입니다. 가족의 행복도 함께 찾아오고요.”
텔레비전을 끄면 가족의 행복이 보인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한 서 교수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많은 가족이 대화 없이 TV만 멍하니 보지 않습니까? 우선 TV를 끄고, 텔레비전을 시청하던 시간을 의미있게 활용하기 위해선 무엇을 할지 이야기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가족간의 대화가 행복의 씨앗이거든요.”
서 교수는 지난 2004년 닻을 올린 TV 안 보기 운동이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사람을 비난하거나 그들에게 죄책감을 갖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TV가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게 하고, TV 시청 시간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 목표라는 것이다.
“5월 4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TV 안 보기 행사에 좀 더 많은 가족이 참여하길 바라요. 텔레비전 앞에 앉는 대신 놀이와 게임, 노래, 만들기 등을 가족이 함께 즐기며 가족간의 정을 키웠으면 해요.”
서 교수의 텔레비전 안 보기 운동은 1990년대 초 미국의 도서관 사서가 쓴 ‘The No TV Week Guide’ 번역을 제의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미국의 TV 안 보기 운동을 소개한 이 책을 읽으며 큰 충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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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지를 가슴에 달면 온 가족 행복 전원이 켜지고 가족도 보입니다." 5 년째 TV 안 보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서영숙 교수. /황재성 기자 goodluck@snhk.co.kr |
‘어떻게 TV를 보지 않도록 할 수 있다는 거지?’
서 교수는 먼저 자신이 원장으로 있는 숙대 부설 유치원 어린이를 대상으로 실험에 들어갔다. 모든 원생에게 5 일 동안 TV 안 보기, 컴퓨터, 게임하지 않기 등 ‘불가능’에 가까운 조건을 내걸었다. 대신 NIE, 놀이, 체험 활동 등의 프로그램을 짜서 알려 줬다.
“처음엔 좋아하는 프로를 못 봐 아쉬워하던 어린이들이 점차 TV 없는 생활에 익숙해지고 그 시간을 유용하게 쓰게 되더군요. 게임을 즐기던 아빠들도 자녀를 위해 무얼 할지 고민하게 되는 효과까지 얻었어요.”
이후 초등학교와 교회 등을 대상으로 이 운동을 펼치면서 2004년 TV 안 보기 시민 모임 카페(cafe.daum.net/notvweek)를 만들었다. 현재 카페 회원은 4000 명이넘는다.
“이 운동을 펼치면서 어른이 더 문제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됐어요. 아이들은 TV가 없으면 이내 다른 놀이를 개발하며 잘 적응해요. 하지만 어른들은 그 많은 시간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걱정하며 안절부절 못하죠.”
서 교수는 TV 끄기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TV가 없으면 무엇을 하며 지낼까?’를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사실 어린이에게 가장 필요한 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지 비싼 장난감이나 게임기가 아니랍니다. 그런데도 많은 가족이 하루 서너 시간씩을 TV에 바치고 있으니 안타깝지요. 자녀의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손에서 리모컨을 놓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서 교수는 TV 안 보기 운동이 일종의 ‘충격 요법’이라고 말했다. 이 운동을 시작하는 순간 자신이 평소 얼마나 TV를 많이 봤는지를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늦게 자는 건 부모가 놀아 주지 않는 데 대한 불만도 커요. TV를 끄면 부모가 잘 놀아 주니 아이들도 일찍 잠자리에 든답니다.”
서 교수는 ‘텔레비전 안 보기 운동’의 장점으로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을 첫손가락으로 꼽았다. 또 가족이 정답게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부모와 자녀간에 정이 쌓이고, 다양한 체험을 함께할 수 있어 가족 모두가 행복해진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지나친 텔레비전 시청으로 인한 중독증이나 언어 능력 발달 저하도 막을 수 있어 일석삼조란다.
서 교수는 텔레비전 안 보기 운동을 펼칠 때 준비 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텔레비전을 끄는 게 아니라, 그 시간에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 동안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하지 못했던 가족끼리의 저녁 산책이나 요리를 해 보세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2008년 4월 29일 / 소년한국일보 /서원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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