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곶자왈작은학교 2008 초록이 가을학교 햇볕반①-① (2008. 9. 20)
"우리 가족이 모여자면 잠자는 합창단"
때 : 2008. 9. 20(토) ~ 21(일)
곳 : 곶자왈작은학교
누구랑 : 햇볕반 친구들(초등학교 어린이 13명 - 여 6명 / 남 7명)
김주현(동광1/여), 고경욱(남광2/남), 김성원(동광2/남), 전하연(도남2/여), 현유지(남광2/여)
김성민(도남3/남), 김수현(교대부속3/여), 김승리(신광3/여), 김희찬(동광3/남), 문성원(백록3/남)
백선웅(동광3/남), 고연수(남광4/여), 김덕현(동6/남)
교사 : 머털도사(문용포), 들나물(문애숙)
도우미 : 민들레 할머니(강순아)

햇볕반 첫 날이다.
수현이가 그랬나?
햇볕반 할 때만 되면 비가 온다고...
비가 온다고 놀지 못하는 건 아니지.
비가 온다고 일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지.
비가 온다고 먹지 못하는 건 더욱 더 아니지.

시커먼 먹구름이 마을 위를 지나가며 굵은 비를 내린다.
공 차며 구름다리 타며 놀던 아이들을 선인분교 처마 밑으로 부른다.
귀기울여 빗방울 소리도 듣고, 처마 밖으로 손바닥을 내밀어 떨어지는 빗방울 맞아 보기도 한다.
바람 부는 소리처럼 빗소리가 난다고 한다.
빗방울이 손가락을 간지럽힌다고 한다.

축구는 재밌고 즐겁다.
너머지고 다쳐도 축구는
언제나 즐겁고 재밌다.
축구는 힘들다.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다.
- 동광초 2학년 김성원 <축구>. 2008년 9월 20일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아이들은 축구를 한다.
넘어지고 다쳐도 아이들은 축구를 한다.
왜?
재밌고 즐거우니까!

선인분교 운동장에 가서 놀았더니 온 몸이 다 젖었다.
맨발로 흙을 밟는다.
부드럽다고 한다.
살짝 아프다고 한다.
지렁이를 밟고 놀라기도 한다.

부드러운 흙 위에 배추 씨를 뿌린다.
무우 씨와 상추 씨를 뿌린다.
씨를 뿌리고 두둑을 손으로 살짝 어루만져 준다.
이 씨앗이 언제 배추가 되어 배춧국을 먹을 수 있을까.
이 씨앗이 언제 무우가 되어 깍두기를 먹을 수 있을까.
이 씨앗이 언제 상추가 되어 쌈해서 먹을 수 있을까.

오늘은 부침개를 만들었다.
그런데 "앗" 기름이 튀긴다.
"톡톡 지글지글 톡톡" 시끌벅적 부침개
~휴~
- 도남교 2학년 전하연 <부침개>. 2008년 9월 21일

오늘은 우리가 저녁밥을 지어서 먹는 날.
후라이팬에 기름을 넣고 부침개 반죽을 넣는다.
또, 이제 부침개 반죽을 뒤집을 시간!
뒤집는 건 기름이 튀겨서 아플까봐 언니들에게 넘기고...
그런데 우리가 열심히 만든 맛있는 부침개를 머털이 다 뺏어 먹었다.
머털은 먹보다.
- 남광교 2학년 현유지 <부침개 만들기>. 2008년 9월 21일

음식을 만들고 저녁을 먹은 뒤에 밤 산책을 나가는 시간이다.
그런데 비가 또 내리기 시작한다.
산책 대신에 시 읽기를 한다. 시 쓰기를 한다.
민들레 할머니를 도와서 고구마 줄기를 다듬는다.
콩 콩 콩
콩을 까면
콩 콩 콩
소리가 나네.
- 덕치초등학교 2학년 정현아 <콩>
참새가 옥상에 똥을 싸 놨다.
남 집에 똥만 싸 놓고 날아가는 참새 도둑놈!
참새가 어디론가 날아가 뿌직뿌직!
남 집에 가서 뿌직.
저 집에서 뿌직.
안 싸 놓는 집이 없다.
- 덕치초등학교 2학년 양대길 <새똥>

깔깔 거리며 다른 지역, 다른 학교 아이들이 쓴 시를 읽는다.
우리도 시를 써야지.
내 여동생 이름은 미소다
미소는 고집을 많이 부리지만
예쁘다
미소는 8개월부터 걸었다.
- 동광교 1학년 김주현 <미소>. 2008년 9월 20일
우리 가족의 코콜이는 재밌다.
아빠는 드르렁 쿨쿨.
엄나는 드르렁 콜콜.
동생 승현이는 색색 새근새근.
나는 무슨 소릴까?
우리 가족이 모여자면 잠자는 합창단.
드르렁 콜콜쿨쿨, 색색 새근새근
마치 도레미파솔라시도
고요한 잠자는 합창단.
- 신광교 3학년 김승리 <우리가족 코콜이>. 2008년 9월 20일
**** 곶자왈작은학교 홈피에서 가져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