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마을 -곤을동
화북동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
약 70여 호로 이루어졌던 곤을동은 1949년 1월 4일 군인들에 의해 초토화되면서 복구되지 못한 잃어버린 마을이다.
화북천이 바다를 향해 흐르다 별도봉 동쪽에서 두 갈래로 나뉘는데, 하천 안쪽에 있던 안곤을 22호, 하천과 하천 사이에 가운데 곤을 17호 그리고 동곤을 28호 등으로 이루어졌던 마을이다. 동곤을과 가운데곤을 주민들은 ?덕수물?, 안곤을 주민들은 ?안드렁물?이란 용천수를 식수로 사용했었다. 작지만 마을 공회당도 있었고 안곤을과 가운데 곤을엔 말방앗간도 있는 전형적인 자연마을이었다. 제주 해안마을의 주요 생활형태인 반농반어로 생계를 꾸리던 이 곳 주민들은 1949년 1월 4일, 불시에 들이닥친 토벌대에 의해 가옥이 전소되고 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하는 비극을 겪었다. 그날 오후 서너시쯤 들이닥친 군인들은 안곤을과 가운데곤을의 집집마다 불붙이며 주민들에게 밖으로 나오라고 했다. 그리고는 젊은 사람들 10여명을 별도봉 바닷가로 끌고가 총살했다. 이날 김봉두(22세), 이완성(33세) 등 젊은 사람들이 주로 희생됐지만 김관근(48세), 김축색, 문태오(50세), 예촌양서방조카(45세) 등 나이 든 사람들도 희생됐다. 또 살아남은 젊은 남자 대부분을 화북지서로 끌고가 하룻밤을 지새운 뒤, 다음날 화북리 연대밑 속칭 ?모살불?이란 해안에서 총살해버렸다.
지금은 폐허가 된 터에 양옥집 한 채만 덩그라니 있다. 또 2003년 4월에 제주도에서 ?잃어버린마을? 표석을 세워 이정표 구실을 하고 있다. 안곤을 터엔 방앗돌이 있고 집터가 비교적 뚜렷이 남아있다. 제주시 중심과 인접해 있고, 해안마을이면서 초토화를 겪고 결국은 잃어버린 마을이 된 상징적인 마을이다. 곤을동은 비교적 뚜렷한 흔적이 남아있고, 곤을동 출신 생존자들의 의지도 강하기 때문에, 보존 혹은 복원하여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