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중심의 비밀(과학실험)

박순엽/서울 화계초등학교 교사
과학·발명놀이연구회에서 싸이언스 매직쇼 팀장을 맡고 있는 서울 화계초등학교 박순엽 교사는 서울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를 졸업하였으며, EBS ‘꾸러기 안전일기’와 ‘빨주노초파남보’에 출현 및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각종 과학놀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 실험은 줄타기를 하는 곡예사를 본 적이 있나요? 아마도 그 곡예사가 긴 장대를 가지고 있거나 두 팔을 벌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긴 장대를 들고 있는 것이 도대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직접 줄타기를 할 수는 없지만 인형을 만들어서 줄타기를 시켜 봅시다. 무게 중심의 비밀도 알아내고요.

준비물 하드보드지, 칼, 가위, 고무찰흙, 색연필이나 싸인펜

실험방법 1.하드보드지에 인형 모양의 밑그림을 그린다. 이 때 머리부분의 모양을 너무 크게 하지 않는다면 다양한 모양이 되어도 상관없다. 또 인형의 두 팔을 머리 아래쪽에 있는 뾰족한 작용점보다 5-6㎝ 정도 밑으로 내려오도록 길게 그린다. 작용점은 ‘W’ 모양이 되도록 한다. 2. 가위나 칼을 이용해서 밑그림을 따라 오려낸다.종이가 두껍기 때문에 칼을 이용할 때에는 다치지 않도록 특히 주의한다. 3.머리부분에 동물이나 만화 주인공의 얼굴을 그려서 예쁘게 색칠하고 나머지 팔 부분도 예쁘게 꾸민다. 4.양쪽 팔 끝에 고무찰흙을 각각 2개씩 붙인다. 고무찰흙은 곡예사의 긴 장대 역할을 한다. 5.인형이 완성되면 손가락 위에 올려 놓아 본다.

이런 점을 주의하세요 · 하드보드지가 휘어지지 않도록 하세요. · 완성 후 중심이 잘 잡히지 않으면 양쪽 팔에 있는 고무찰흙의 양을 늘려 주세요. · 그래도 중심이 안 잡히면 양쪽 팔이 작용점보다 충분히 밑으로 내려와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면 더 재미있어요 ·손가락 위에만 올려 놓지 말고 정말 줄타기처럼 실이나 철사 위에 올려 보세요. 그리고 경사를 만들어서 미끄럼틀도 태워보고 그네도 태워보면 춤추는 인형의 실력에 놀라실 겁니다. ·그림이 그려져 있지 않은 다른 쪽에는 자신의 목표를 적어놓고 책상 위에 올려 놓는다면 그 목표가 꼭 지켜지지 않을까요?

왜 그럴까? 물체의 무게는 그 물체의 모든 부분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딱딱한 물체는 그 물체의 전체 무게가 한 점에 집중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체의 무게가 집중되어 있는 한 점을 중심 또는 중력중심이라고 합니다. 고무찰흙을 붙이지 않은 인형을 그냥 세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 이유는 인형의 무게 중심과 중력의 관계 때문입니다. 어떤 물체가 균형을 잡고 서 있으려면 그 물체의 무게 중심에서 지구 중심으로 그은 직선(중력 방향)이 그 물체의 바닥과 만나고 있어야 합니다. 서 있는 사람의 균형을 예로 들어 살펴봅시다. 서 있는 사람은 중심으로부터의 수직선이 양쪽 발바닥의 면적 안에 있는 동안은 넘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면적을 줄여 한 발로 서거나 또는 발꿈치로 서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밑면의 면적이 너무 작아 수직선이 쉽게 그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두 발을 모으고 몸을 곧게 세운 채로 조금만 기울여도 몸은 쓰러지려고 합니다. 사람의 무게 중심은 체내에, 즉 배꼽 위 약 20㎝ 되는 척추 부근에 있습니다. 이 점으로부터 내려 그은 수직선이 발바닥의 면적을 벗어나면 쓰러지는 것입니다. 인형의 무게 중심은 인형의 가운데 부분에 있지만 그 무게 중심을 받치는 바닥의 면적은 작용점, 단 한 점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무게 중심이 쉽게 중력이 작용하는 바닥면에서 벗어나 있고, 따라서 인형은 쓰러지게 됩니다. 고무찰흙을 인형의 팔 양쪽 끝에 붙이게 되면 인형의 무게 중심은 작용점 밑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따라서 무게 중심이 낮아져서 인형은 더 이상 쓰러지지 않습니다. 고무찰흙으로 양쪽 끝을 무겁게 할수록 무게 중심은 더욱 낮아져 인형을 더 안정적으로 세울 수 있겠지요.

※ 보너스 실험(젓가락 끝에 접시 올리기) 접시를 올리기 위해서는 무게 중심을 낮춰야 된다고 했죠? 무거운 포크 4개를 테이프를 이용하여 접시의 가장자리에 일정한 간격으로 테이프를 이용하여 늘어뜨려 놓고 젓가락을 대고 조심스럽게 중심을 잡아보세요. 어려워 보이지만 중심을 잡으면 접시는 가만히 있답니다. 또 아주 조심스럽게 접시를 돌려주면 빙글빙글 회전시킬 수도 있지요